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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 09 (16)

16

『그래서?』
하고. 순신은 억만년의 이야기를 재촉하였다. 억만년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하나 하는 듯이 멀거니 순신을 치어다보더니.
『왜인들은 저마다 총과 검을 가졌소. 철환도 가지고.』
하고. 또 한참이나 생각하다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 생각난 듯이.
『조석 밥에는 모래가 반이나 섞였읍데다.』
하고 일을 다물었다. 말을 듣던 사람들은 이 말에 모두 웃었다.
『그 밖에는 또 본 것이 없느냐?』
하는 말에 억만년은.
『그 밖에는 말이 달라서 무슨 소린지 모르겠읍데다.』
하고는 피곤한 빛을 보였다.
억만년늬 심문이 끝난 뒤에는 밤개(밤개)싸움에 녹도 만호 정운이가 잡아 온 천성 수군(天成水軍) 정 달망(鄭達望)을 불렀다. 정 달망은 억만년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열 네 살이지마는. 똑똑한 품은 억만년만 못하였다. 정 달망의 공초는 이러하였다 -.
난리가 나서 적병이 횡행하므로 정 달망은 그 부모를 따라서 산으로 피난을 갔다. 수군에 이름은 두었지마는 아무도 그에게 군복과 배를 주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산에 들어 가서 얼마를 숨었다가 가지고 갔던 양식도 다 떨어져 풀뿌리와 나무 껍질로 연명하다가 하도 배가 고파서 천선 근처벌로 보리 이삭을 주어 먹으러 내려 왔다가 붙들렸다고 한다. 그날 왜인들은 밤개에 배를 세우고 노략질해 온 물건을 볕을 또이고 거풍을 하고 있을때에 우리 주사가 왔다.
왜인들은 우리 주사가 오는 것을 보고. 거풍하던 물건도 다 내어 버리고 엎더지며 자빠지며 배에 올라 미처 닻을 감을 새가 없어서 닻줄을 끊어 버리고 달아나다가 고만 우리 주사에게 잡힌 것이라고 한다.
순신은 곁에 섰던 정운을 돌아보며.
『어린것들이 적병에게 잡혀서 어버리를 잃고 집을 잃고 보기에 긍측하니.
각각 사로잡은 광원에서 갈라 맡기어 의식과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주어 살게 하다가 난리가 평전한 뒤에 제향으로 돌려 보내도록 하오.』
하였다.
순신의 함대는 사량 바다를 거쳐 사천(泗川). 진주(晋州). 곤양(곤양).
남해(南海)등 여러 고을의 포구와 섬들이 다 무사한 것을 살펴 보고 노량진(露梁津)을 지나 십 일일 석양에 본영에 돌아 왔다. 순신이 지나오는 길에 포구와 섬에 들를 때마다 백성들이 이 순신의 얼굴이라도 한번 보아지라고 배에 모여 물었다. 백성들은 마치 전쟁이 아주 끝나기나 한 것같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다「이수사」의 재주 때문이라고 백성들은 풍운 조화를 부리는 날개 돋힌 신인같이 생각하였다. 그렇게 백성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면. 순신은 뱃머리에 나서서. 첫째로. 그동안 백성들이 적병에게 시달리고 애졸하던 것을 위로하고. 둘째호. 농사하는 자는 농사에 힘을 쓰고 고기잡이 하는 자는 힘써 고기를 잡고. 소금구이 하는 자는 힘써 소금을 구워 양식을 많이 저축하여야 할 것을 말하고. 셋째로.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아니하였으니. 항상 적병이 오나 조심할 것과 적병이 보이거든 곧 주사에 알릴 것을 말하고. 넷째로. 싸움이 오래 끌면 장정들은 군사가 되어야 할 터이니. 평소에 활 쏘기와 배젓기와 헤엄치기 같은 재주를 많이 배워 둘 것을 말하고. 끝으로. 싸움에 이기고 지는 것은 그 백성의 기운에 있으니 결코 마음이 죽지 말고 누가 나를 당하겠느냐 하고 기운을 가지라는 것을 말하였다. 그러면 백성들은 다 사또의 분부대로 하기로 맹세하였다.